칵테일, 러브, 좀비

칵테일, 러브, 좀비는 예전부터 읽어야지 생각했던 SF단편소설집이다.

무슨 내용인지도 모르면서 독특한 제목에 끌려서 출간 했을 때부터

읽겠다고 다짐했던 책을 이번 기회에 읽게 되었다.

4편의 단편에는 현실에서는 절대 마주치고 싶지 않은

사이코패스 살인마, 물귀신, 좀비, 스토커가 등장하지만

무섭지만은 않은 것이 이 소설의 매력이다.

손에 땀을 쥐는 스릴러, 아름다운 사랑이야기, 가족드라마를 담고있다.

나름 단짠단짠 구성이다.

마지막 단편인 ‘오버랩 나이프, 나이프’ 까지 읽고나니

작가의 상상력과 스릴에 놀라 한동안 여운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한편, 작가는 여러 단편을 통해 다양한 여성들의 이야기를

SF적으로 스릴있게 풀어내었다.

그런데 그 어떤 여성등장인물도 다른인물의 성장을 위해 희생되거나,

불쌍하게 그려지지 않은점이 좋았다.

일부 단편만 소개해보고자한다.

‘초대’ 의 주인공 채원이는 어렸을 때 생선가시가 목에 걸린다.

계속 느껴지는 이물감에 대학생이 될 때까지

수차례 병원에 가봤지만 아무도 가시를 발견하지 못한다.

대학생 때 채원은 남자친구 정현을 만나게되는데

채원을 향한 정현의 가스라이팅은 마치 생선가시와 같다.

“조언해주는거야, 스타일을 바꿔봐.”

“오늘 입은 옷은 예쁘네, 저번에 입고 온 건 영 별로였어.”

너무 사소해서 남에게 말하기조차 민망하지만 확실히 나의 신경을 자극하는 것,

존재하지는 않지만 나에겐 느껴지는 것으로 표현된다.

당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알아채기 힘들정도로 교묘하게 이루어지는

가스라이팅의 느낌을 누구나 느껴볼 수 있도록 비유적으로 표현한점이 좋았다.

‘칵테일, 러브, 좀비’는 K-모녀의 의리를 보여주는 가족드라마다.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우스갯소리로

좀비 바이러스가 퍼져도 한국사람들은 좀비를 피해 출근할거라고 얘기한다.

이 단편에선 정말로 좀비바이러스가 퍼졌지만 사람들은 일상을 살아간다.

아버지가 어느날 갑자기 좀비가 되었지만 현실을 살아가야하는 모녀의

웃기면서도 슬픈 무엇보다 현실적인 이야기다.

이번 여름은 작년보다 더 더울거라고 한다.

한창 더운 여름에 읽으면 좋을 책이다.

10줄서평

고집불통 가부장적인 아버지가 갑자기 좀비로 변했다.

항상 그렇듯 술이 문제다.

늘 사고를 치는 건 아빠인데 왜 괴로운 건 엄마와 자신인지.

아빠가 하던 말의 결과를 봐 좀비가 되었잖아.

“엄마. 우리, 아빠 보내주자.”

“네 아빠 없이 어떻게 사니. 무서워, 주연아. 저 막돼먹은 인간 없이 사는게.”

“어쩔 수 없잖아.”

“가끔 보면… 넌 저 인간을 닮긴 했다.”

거실에는 끔직한 침묵만이 돌았다.

얼마를 그러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역사책방 서평단 장세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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