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코리아’ 시리즈 작가인 김난도 서울대 교수는 오팔(OPAL)라는 신조어를 만들었습니다.

오팔은 영어 ‘Old People with Active Lives’를 줄인 말입니다.

즉, 50대~60대가 적극적으로 사회 활동을 하면서 새로운 소비와 유행을 이끌고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20대~30대 MZ세대가 성수동 핫한 카페 사진을 인스타에 올리면, 그 부모들이 그 카페로 몰려가서 점령한다고 합니다.

프랑스에서 소설가,칼럼니스트 등으로 다양하게 활동하고 있는 파스칼 브뤼크네르는 나이듦을 새로운 방식으로 풀이합니다. 브뤼크네르는 중년의 경계선을 넘어 노년에 이른 사람들의 고민, 욕망, 불안, 상실감을 돌아가지 않고 스트레이트로 다룹니다.

노년의 성욕 역시 시원하게 까발립니다.

10줄 요약_욕망 아직도 이러고 삽니다 편

1.하녀에게 추파를 던지고 멸시당하는 늙정이, 여배우나 화류계 여인에게 놀림당하는 노인, 자신을 비웃는 젊은이에게 푹 빠진 초로의 부인, 성경에서 목욕 중인 수산나를 겁탈하려다 간음죄로 사형당한 원로들(〈다니엘〉 13장)을 보라.

몰리에르부터 테네시 윌리엄스까지 희곡, 문학, 영화는 구애하는 자와 구애받는 자의 나이 차를 잔인하리만치 강조하곤 한다.

2.여기서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문제가 있다. 어느 정도의 나이를 넘긴 여성에게는 사랑의 기술, 부부 생활이 가로막혀 있다. 세상은 만회할 기회도 없다는 듯이 말한다. 그들에게는 출생연도보다 연애의 시한이 더 중요한가 보다.

3.이미 많은 사람이 고발한 대로, 늙수그레한 남성들은 젊은 여성들과 노닥거리기도 하는데 그 또래 여성들은 ‘늙은 마녀’, 폐기물, “상하기 쉬운 먹을거리”(수전 손택) 취급당하는 이 현실은 불공평하다.

남성들은 점점 인물이 나아지는데 여성들은 못나지기라도 한다던가. “평범한 인간 여성은 나이가 들면 으레 살이 찐다. 뚱뚱한 여성은 애정의 나라에서 근본적으로 배척당한다.”

4.해방은 쾌락의 평등을 약속했지만 실상은 불평등이 지속되고 있다. 차고 넘치는 관능이 모두에게 약속되었으나 아직도 제2의 성 대다수에게는 위험하기 짝이 없는 파행 아니면 처절한 사막밖에 없다.

이 여성들은 이미 연애 시한이 지났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혼자 살려고 한다. 여성이 남성보다 평균 5년은 더 살기 때문에 혼자 사는 여성 노인의 수는 실제로 더 많다.

5.프랑스의 마크롱 대통령은 자기보다 스물네 살이나 많은 여성과 결혼했다. 마크롱이 시대정신을 크게 바꿔놓은 부분이 있다면 그건 바로 그의 결혼 생활일 것이다. 풍속이라는 면에서 엘리트가 모범을 보인 셈이다. 문학, 영화도 나이 든 여성과 젊은 남성이 짝이 되는 예를 점점 더 보여주고 있다.

6.늙은 악동이 롤리타와 놀아나고 늙은 여성이 젊은이와 어울리는 것은 정상이다. 그러한 끌림의 원동력이 순전히 감정적인 것만은 아니지만, 이해관계와 직업상 특혜와 그 외 더 석연찮은 동기가 있다지만, 그래도 연애가 성립한다는 사실 자체는 달라지지 않는다. 나이 차이가 아무리 많이 나는 커플이라고 해도 도리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연애를 금지할 수는 없다.

7.나이 차이가 빈축을 사는 이유는 그 나이에도 욕망이 존재한다는 것을 부끄러워해야 한다는 통념 때문이다. 나이가 어느 선을 넘어가면 젊은이들의 길잡이나 후견인, 가부장 역할에 충실하라는 요구를 받기 마련이다. 세상은 이제 젊지도 않은 이들이 자중하기를 바라고, 그들의 욕망을 마뜩잖게 바라보며, 아름다움을 취하려는 탐욕을 비난한다.

그리고 이런 면에서 자연과 편견이 여성에게 한층 더 가혹한 것이 사실이다

8.노년은 1960년대 성 해방을 확고하게 만든 기나긴 거부의 역사에 마지막 한 장을 보탤 뿐이다. 나이 든 사람들은 세상 모든 연애 낙제생들이 경험하는 거절의 아픔을 똑같이 겪는다.

알아두자, 배척의 불행은 일찍부터 시작된다. 사랑은 ‘시장’이라는 단어와도 잘 어울린다. 이 장사를 하다 보면 저마다 외모, 사회적 지위, 재력에 따라 점수가 매겨진다.

9.50세 넘어서 극복해야 하는 터부가 뭘까? 그때부터는 외설 행위보다 ‘우스운 꼴’이 더 무섭다. 뭡니까, 아직도 그러고 살아요? 아직도 충동과 욕망에 매여 삽니까? 한바탕 웃어야 할지 화를 내야 할지 모를 일이다. 욕정에 빠진 할머니도, 흉측한 늙다리도 반감을 사기는 마찬가지다.

10.그런 사람들에게 성은 계제에 안 맞는 일, 흔적조차 남기지 말고 치워야 할 짓거리다. 나이가 들면 정념의 혼란에서 비로소 자유로워진다는 믿음은 얼토당토않다. 60세에도 20세처럼 사랑할 수 있다.

위대한 17세기의 대모로 유명한 팔츠 공작부인은 여성에게 몇 살쯤 욕망이 사라지는가라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내가 어떻게 알겠어요? 난 80세밖에 안 됐는데.” 그냥 농담이라 하기에는 생각해볼 만한 진실이 숨어 있다.

적어도 두 종류의 행복이 있다. 차분하게 가라앉은 행복과 아직도 뜨거운 행복. 전자는 괴로움이 없고 후자는 강렬한 만족을 추구한다. 한 사람 안에서도 그날그날, 시시각각 이 두 행복이 갈마든다. 어떨 때는 아무 긴장을 느끼지 않는 데서 안녕감이 온다.

저자 소개_파스칼 브뤼크네르 (Pascal Bruckner)

소설가이자 철학자로서, 프랑스의 대표적 지성 중 한 명으로 손꼽힌다.

1948년 파리에서 태어난 그는 로만 폴란스키 감독이 「비터문」이라는 제목으로 영화화했던 동명소설 『비터문』의 원작자로서, 특유의 재치와 통찰력으로 주목받았다.

1995년에 『순진함의 유혹』으로 프랑스 3대 문학상의 하나인 메디치상을, 1997년에 『아름다움을 훔치는 사람들』로 르노도상을 수상하며 프랑스 대표 작가로 자리매김했으며, 2002년에는 경제학 에세이 『번영의 비참』으로 최우수 경제학도서상(Prix du livre d’economie)을 수상하기도 했다.

대표작으로는 『영원한 황홀-행복의 의무에 관한 에세이』 『남편이 작아졌다』 『길모퉁이에서의 모험』 등이 있다. 소르본대학과 디드로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한 인문학도로서 파리 정치대학에서 교수로 재직한 바 있으며, 미국 샌디에이고주립대학과 뉴욕대학의 초청 교수를 지냈다.

현재 그라쎄 출판사의 편집인으로, 프랑스 3대 일간지 중 하나인 『르 몽드』와 『르 누벨 옵세르바퇴르』에서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

댓글을 남기세요